2023년부터 한국 나이는 폐지되고, 만 나이 적용
오는 6월 28일부터 한국 나이가 폐지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한국 나이와 만 나이, 세는 나이가 혼재되어 사용되어 왔지만 이제는 만 나이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완벽하게 만 나이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청소년법과 병역법 등 특별한 규정에 의해 연 나이를 사용하는 경우는 남아 있다고 하는데요.
From 2023, the Korean age system will be abolished. Koreans will be counting ages except for the Juvenile Protection Act and Military Service Law.
한국 나이=연 나이
한국 나이를 다른 말로 하면 '연 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해의 시작에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이를 먹는 '연 나이'는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서도 많이 쓰이다가 점점 없어지게 되어 지금은 우리나라와 대만 정도에서만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만도 연 나이를 쓰지만, 우리나라처럼 양력이 아닌 태양태음력에 따라서 나이를 먹는다고 합니다.
새해가 되면 나이를 먹는 연 나이를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연 나이, 한국나이를 영어로 하면 Korean age system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대만에서 사용하고 있는 태양태음력이란 무엇일까요?
양력(태양력) 영어로 solar calendar, the Gregorian calendar
음력(태음력) 영어로 lunar calendar
태음태양력 영어로 lunisolar calendar
인류 최초의 달력은 태음력이라고 합니다. 바빌로니아, 이집트, 그리스 등 고대 문명이 사용했던 달력은 태음력이었는데요. 달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 더 쉬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태음력을 사용한 달력들
바빌로니아력 Babylonian calendar
이집트력 Egyptian calendar
유대력 Jewish calendar
그리스력 Greek calendar
그러다가 이집트에서 태음태양력을 생각해 냈는데, 달의 주기를 기준으로 해서 한 달을 30일로 삼고, 12번째 달에 5일을 더 해서 태양의 움직임인 365일을 맞춘 것이었죠.
청나라 때 만들어진 태음태양력을 시헌력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음력이라고 말하는 것은 시헌력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시헌력은 영어로 Shixian calendar 또는 Chongzhen calendar(숭정력)이라고 부릅니다. 명나라 숭정제 때 '숭정역서'가 만들어졌지만, 이자성의 난과 청나라의 침략으로 혼란했기 때문에 시행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청나라 때 이 숭정역서를 보완해서 만든 것이 '시헌력'이 된 것입니다.
숭정역서 영어로 Calendrical treatise in the name of Emperor Chongzhen
'이자성의 난' 영어로 The Li Zicheng rebellion
이슬람은 지금도 태음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슬람력 Islamic calendar
회회력 Mohammedan calendar (종교의식에 사용)
우리나라 달력의 역사
우리나라에서 달력을 사용한 기록은 삼국시대 때부터 존재하는데요. (삼국 Three Korean Ancient Kingdoms, Three Kingdoms라고만 해도 되겠지만, 중국의 삼국시대와 구분하기 위해서 전자처럼 씁니다.)
백제에서는 송나라에서 445년에 채택한 '원가력'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고구려와 신라는 당나라의 '무인력'을 사용하였습니다.
신라 후기에서 쓰던 '선명력'은 고려 초기로 이어지며 고려 시대에는 자체적인 역법을 연구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수시력과 대통력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세종대왕께서 우리나라의 역법을 필요성을 느껴 칠정산내편(수시력과 대통력을 바탕으로 연구)과 칠정산외편(회회력 바탕)을 만들어서 칠정력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 후 조선 중기~말기에 위에서 말했던 시헌력을 사용한 후, 조선 말기 때부터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태양력의 종류인 그레고리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가력 Yuan-chia li, the Genka Calendar (원가력이 일본에도 전해져서 불린 이름) - Song Dynasty
무인력 Wùyín Yuán Calendar - Tang Dynasty
선명력 Calendar of Extending Enlightenment - Tang Dynasty
수시력 Shòushí calendar, Season Granting Calendar - Yuan Dynasty
대통력 The Great Systematic Calendar - Ming Dynasty
칠정산내편 Inner Chapters of the Calculating Methods for the Seven Governors
칠정산외편 Outer Chapters of the Calculating Methods for the Seven Governors
칠정력 Calendar of the Seven Governors - Joseon Dynasty
그레고리력 The Gregorian calendar - Introduced by Pope Gregory XIII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은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율리우스력을 보완해서 만든 것입니다.
율리우스력 The Julian calendar
만 나이의 기준이 되는 것은 자신의 생일이고 연 나이의 기준이 되는 것은 태어난 해가 시작하는 첫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빠른 생일'이 추가되면 좀 더 복잡하게 느껴지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입학은 3월에 하기 때문에 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입학을 일찍 한다는 것은, 입학일에 만 나이를 적용한다는 것일 뿐 복잡한 일은 아니지요.
우리나라에서 친구는 동갑 나이인 또래를 의미하는 일이 많은데요. 친구=동갑이 성립하는 문화는 새해가 되면 모두 나이를 먹기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해요. 그런 상황에서 1살 어린 친구가 학교를 일찍 들어가다 보니 어디 가서 말을 할 때 '빠른 나이'를 말을 할 수밖에 없죠.
친구들 대부분은 한 살 많은 사람인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도 있으니까요. 한국 나이가 없어지면 친구=동갑이라는 개념이 조금 바뀔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한국 나이가 폐지되는 날짜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달력까지 이어졌는데요.
태음력, 태양력, 태음태양력과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사용했던 달력의 이름들을 영어로 알아보았습니다.